하동 예술단 창단 … 과연 하동에 예술단이 필요한가?

예술단을 왜 창단했는지, 앞으로 어떻게 운영할 건지 목표 뚜렷하지 않아

본문


단원 8명으로 구성, 국악과 양악의 ‘퓨전 음악’ 연주를 목적으로 창단 기간제 채용이므로 최저급에 연주와 연습비를 추가 지급하는 방식 운영 


예술단을 왜 창단했는지, 앞으로 어떻게 운영할 건지 목표 뚜렷하지 않아 

‘별천지 공연예술단’인가?

운영비로 연간 4~5억 예산 지출; 하동예술단 공연 ‘개(犬)발의 닭알’이란 소리 들어 


■ 하동군에 올해 초 예술단이 창립했다. 단장겸 감독을 포함해 8명의 단원으로 꾸려져 있다. 국악과 양악의 퓨전 연주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단원들은 가야금과 피리, 국악 타악기, 플루트, 첼로, 바이올린, 신디사이즈 연주자들이다. 

이들 8명의 단원은 1년 기본 계약에 2년 기간제로 계약한 상태로 활동하고 있다. 지방직 공무원9급 상당의 고정급에 연주와 연습비를 추가로 지급한다. 주 2회 정도의 연주나 연습을 한다고 하동군관계자는 설명한다. 

하동군은 자체 각종 행사는 물론 호국보훈행사, 복지관, 학교, 요양원 등은 물론 ‘찾아가는 음악회’ 등을 열기 위해 자체 예술단을 창단했다고 취지를 설명한다. 

하동예술단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지출돼야 할 인건비에다 운영비 등 부대비용 등을 합쳐 연간 줄잡아 4~5억 원은 들어가야 한다. 아직 올해 상반기 운영실적밖에 없어서 활동에 대한 성과를 평가하기에는 이르다. 

하동예술단원 가운데 하동 출신이거나 기존에 하동을 터 잡아 대중예술 활동을 하는 가수 또는 음악가, 연주자들은 한 명도 입단하지 못했다. 


■ 이러다 보니 하동예술단 창단을 두고 말들이 많다. 먼저 하동예총이 볼멘 소리를 낸다. 하동군이 창단 목적으로 내건 공연이나 위안 행사 등은 기존에 활동하고 있는 1000여 명에 이르는 하동예총 소속 회원들이 충분히 감당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더군다나 하동예술단 창단 과정에 하동예총과 어떠한 논의도 없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어떤 악기나 연주자가 필요하다며 기존 하동예총 소속 회원 가운데 기능자가 있는지에 대한 타진도 없었다 고 말한다. 

하동예술단을 언제 어떤규모로 창단하는지도, 어떤 연주자나 소리 기능보유자가 필요한지도 전혀 몰랐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하동만 한 작은 자치단체에 예술단이 과연 필요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경남 도내를 둘러봐도 진주와 창원, 김해 등 인구 20~30만 대를 넘어서는 소도시 이외에는 자체 예술단이 없다. 

자체 재정 규모에 비해 운영 경비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은 게 주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게다가 하동군이 예술단 창단 목적으로 내세운 찾아가는 공연 등은 기존 예총 회원들에게도 기초경비만 지원해 주면 충분히 활동 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 공공단체가 운영하는 예술 단은 예술단으로서의 품격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하동군은 이렇다 할 특징이 없다. 그냥 관악과 현악기 연주자를 불러모아 놓은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닌 조합이다. 물론 퓨전이 목적이라고 했지만, 정통국악 연주자는 없으며 난타를 연상할 수 있는 타악기 연주자 1명이 고작이다. 

전자 오르간과 비슷한 연주를 하는 ‘신디사이즈’ 연주자가 있어 그나마 색다른 구성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하동예술단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활용해서 군민들의 문화욕구를 충족시키고 나아가 군민들의 문화예술 감각을 키워 즐겁게 할 것 인지에 대한 장기 구상이 없다. 하동군은 그저 각종 행사에 동원되거나 찾아가는 공연 행사를 펼치겠다는 막연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통상 예술단이 창단되면 기념공연이라든지 순회공연이라든지 해서 군민들이 감각으로 느낄 수 있는 공연 행사를 갖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하동군이 창단 첫해 인 올해 이러한 행사를 개최했다는 기억이 없다. 

무엇보다 하동예술단이 창단됐으면 기존 지역에 터 잡고 있는 가수협회나 연주자 협회 등과 협업이나 공동공연 등 상생 발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실행해야 한다. 


■ 시‧군 단위문화나 예술단이 꾸려질 때 통상 지역예술인 채용을 우선한다. 그래야만 지역 예술계가 활성화되고, 초중고 재학생 가운데 예술적 재능을 가진 학생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는다. 

이것이 그야말로 지역 문화예술의 창달이다. 

혹자는 하동예술단 창단이 하승철 군수 제사람 넣기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억측도 있다. 이에 대해 하동군은 공고를 통해 엄격한 절차를 거쳐 기능자를 선발했으며, 정규직이 아니라 기간제로 선발해 비용은 가장 적게 들이면서 효과는 극대화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문제는 앞으로 하동예술단이 얼마나 어떻게 군민들과 친밀해져서 군민들로부터 박수받는 문화 예술 행사를 선사하느냐에 달렸다. 예술단을 뽑는 것이 최종 목적이 아닐 것이므로 앞으로 잘 짜인 프로그램으로 하동군민을 위한 풍부한 문화예술 공연이나 행사가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그래서인지 하동예술단공연을 ‘개(犬)발의 닭알(계란)이다’는 혹평이 나온다. 지역의 문화예술이란 오롯이 지역주민과 함께 공유하고 이해하며 즐기는 것이어야 한다. 

시대적 상황으로 볼 때 노-고령층의 인구가 절대다수인 농‧산‧어촌인 하동군이 예술단창단으로 퓨전 음악 문화를 접할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선의의 뜻은 좋다. 하지만 사물놀이 등과 같은 농악이나 뽕짝이라고 불리는 전통가요인 트롯 류의 대중예술에 더 익숙해져 있는 군민들이 MZ 신세대의 음악 장르인 퓨전 음악이나 문화공연을 얼마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할 때, 하동군예술단은 현실적으로 군민들의 정서를 고려하지 않은 시책이다. 

다시말해 몸에맞지않는 옷, 즉 ‘개(犬)발에 닭알’에 비유하는 볼멘소리들이 터져 나오는 이유다.  

지역의 각종 축제 행사는 물론 복지관과 요양원 등 찾아가는 음악공연을 하더라도, 군민들이 이해하고 공감하는 음악공연을 절실히 기다리는 군민들의 소박한 바람이 괜한 욕심이 되지 않도록 해야한다.

          /김회경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