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공사 하동남해지사 청사 신축 … 왜 늦어지나 ?

하동군과 ‘미래도시계획’ 구간 이전 협의 논의… 더 끌면 3년~5년 정도 늦어질 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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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농어촌공사 하동남해지사가 지난 2022년부터 사옥 확장 신축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3년째 제자리걸음 하고 있다. 전임 군수 때 하동읍 비파리로 부지를 선정, 본사 임원회의 거쳐 

부지 매입과 설계업체 선정까지 마쳤지만, 하승철 군수 취임 이후 협의 지연으로 사실상 제자리걸음 하고 있다. 많은 군민이 농어촌공사 사옥 이전에 관해 궁금증을 갖고 있어서 탐사 취재, 기획 보도한다



지난 2022년 상반기 하동군과 협의 마쳐… 본사 이사회 통과 최종 결정 

하동읍 비파리에 부지매입 완료 … 설계업체 계약, 사업 본격 착수 

하동군과 ‘미래도시계획’ 구간 이전 협의 논의… 더 끌면 3년~5년 정도 늦어질 수도 … 

절차 거쳐 공기업이 위치 확정했는데 신임 군수가 딴지 거는 건 아닌지? 군민들이 의심한다 



■ 농어촌공사 하동남해지사의 현재 하동읍 광평리청사는 지난 1992년 건립돼 지은지 34년이나 지났다. 시설이 낡은 데다 사무공간이 부족해 확장 신축이 불가피하다. 

그래서 지난 2022년 초부터 하동군과 이전 신축 협의를 진행했다. 

지난 2022년 5월 하동읍 비파리로 옮기기로 하고 하동군과 최종 협의에 이어 농어촌공사 본사 이사회에서도 이전위치를 최종결정했다. 

이어 이에 따른 사업비까지 확정하고 공모 설계업체와도 계약을 마쳤다. 

이에 앞서 농어촌공사는 하동읍 비파리 283번지 일대 3필지 4054㎡ (1226평)를 매입 완료했다. 하지만 하승철 하동군수가 취임하면서 협의만 계속할 뿐 사실상 제자리 걸음이다. 농어촌공사 측은 애를 태우고 있다. 

하동군이 비파리 일대에 구상하고 있는 미래도시종합발전계획 단지 내로 농어촌공사를 ‘옮겨서 신축하느냐’, ‘그냥 짓느냐’는 과제를 두고 ‘신축부지 변경과 유지’에 관해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 

농어촌공사는 사업이 이미 본격 착수됐으므로 본사 주관 부서인 자산 재무처가 맡아 하동군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실상 농어촌공사 하동남해지사가 이런저런 협의 안건 을 내거나 결정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 농어촌공사는 경남본부 산하에 13곳의 지사를 두고 있다 . 다른 12곳의 지사는 이미 신축이 완료됐으며, 경남본부까지 확장 신축이 끝났다. 

농어촌공사는 농지 관련 업무는 물론 어촌 개발‧관리 관련 업무까지 더해지면서 사무가 폭증하고 있다. 

기능이 여러 배 확대되면서 하동남해지사에는 현재 4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에 반해 하동읍 광평리에 있는 현재의 사옥은 부지면적 1844㎡ (558평)에 건물 연면적 1122㎡ (340평) 규모로 비좁다. 총 3층 건물이지만 사실상 업무용으로 쓸 수 있는 공간은 2층까지뿐이다. 이러다 보니 농어업이 주 산업인 하동‧남해 주민들이 민원 처리를 위해 이용하기에 대단히 불편이 크다. 

공사 직원만 불편한 게 아니라 사실상 민원 업무 공간이 없는 상태다. 

민원인이 민원을 접수하고 상담하거나 편안하게 기다릴 공간이 없다. 직원들의 업무 공간과 뒤섞여 있어서 혼란스럽다. 한마디로 민원인이 대단히 불편하다. 물론 직원들의 업무 집중도가 크게 떨어진다. 

농어촌공사 하동남해지사는 관리농지 면적이 5499ha에 이르고, 관리시설이 저수지 71개에, 양배수장 43개소에 , 수원공201개소에 이른다. 9000여 명에 이르는 농업용수 이용자들을 위해 관리해야 하는 용‧배수로 만도1632km에 이른다. 서울을 2번 왕복해야 하는 긴 거리다. 게다가 농지은행 업무까지 더해지면서 농어민들이 군청이나 지역농협과 함께 가장 빈번하게 드나드는 기관이다. 

상황이 이런 만큼 농어촌공사 하동남해지사는 하루 빨리 사옥을 확장신축해야한다. 하동남해 10만농어민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 농어촌공사 하동남해지사는 2024년 1월 실시설계를 위한 설계공모 업체와 계약을 끝냈으며, 현재 배치 조감도 가납품까지 받은 상태다. 

하지만 하승철 군수 취임 이후 군청 주변에 ‘미래도시종합발전계획 ’ 구상이 드러나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하동군이 종전에 확정한 부지에서 벗어나 하동군이 구상하는 도시계획 구간 안으로 이전 신축하라는 제안을 했기 때문이다. 

수개월째 이렇다 할 진전이 없다 보니 농어촌공사측은 실시설계 공모 업체와 일시 계약정지 상태다. 추후 계약 기간이 길어지면서 타절정산이라는 절차를 거쳐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물론 농어촌공사는 전체사업비 가운데 이미 일부 집행에 들어간 셈이다. 자칫 협상이 길어지거나 시간을 더 지체할 경우, 농어촌공사의 사옥 이전이 표류하거나 3년~5년 정도 늦어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농어촌공사신축부지를 옮기느냐 여부를 결정하는 건 보통 까다로운 문제가 아니다. 본사 이사회를 다시 거쳐야 하며, 기존 매입한 부지를 매각해야 하고, 위치가 바뀌면 실시설계의 기반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물론 하동군이 도시계획을 추진하는 구간이지만 부지도 새로 매입 해야 한다. 

■ 무엇보다 하동군은 단위 기초단체지만, 농어촌공사는 대한민국에서 큰 비중을 가진 공기업이다. 자칫 하동군과 농어촌공사의 협의가 늦어질 경우, 하동남해지사의 이전 확장 신축에 심각한 걸림이 발생할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하동군의 ‘미래도시종합발전계획’은 현재 구상 단계다. 건축물을 지을 수 있는 단계까지는 앞으로 수년이 더 걸릴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하승철 군수의 구상이 실현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승철 군수의 임기는 앞으로 2년도 남지 않았다. 

이런 식으로 시간만 끌다가는 임기 내에 마무리가 쉽지 않아 보인다. 농어촌공사의 사옥 이전이 늦어지는 만큼 이용 주민의 불편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공사가 소재한 자치단체와의 협력이 우선인 농어촌공사 하동남해지사는 겉으로는 불만을 드러내지 않는다. 하지만 대단히 불편하다는 반응이다. 이른 시일 내에 청사 이전 확장 사업을 마무리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임 군수 시절 부지 최종 확정과 본사 사업계획 확정, 사업비 확보까지 마쳤는데도, 사실상 원점 재검토와 다름없는 역제안을 받았으니, 하동군의 제안에 대한 수용에 난감한 심정임을 드러낸다. 

통상 공기업 등의 이전을 위해 먼저 부지 선정을 포함해 사업이 확정되면 소재지 자치단체가 더 이상 개입하지 않는 것이 관례다. 이후 자치단체장이 바뀌었다 할지라도 전임자의 결정을 바꾸거나 뒤엎는 경우는 거의 유례를 찾을 수 없다. 

하동군의 이 같은 태도가 과연 옳은 건지는 군민들이 판단할 문제다. 그러나 하동군의 합리성 없는 구상이나 행정 처리 지연으로 군민들이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부분은 용인할 수 없는 대목이다. 

          /김회경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