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악양 어린이집 개원 … 굳이 거액을 투입해 개원이 필요한가?

8억 원 들여 198㎡ 유치원 신축, 원생은 고작 4명에 교사는 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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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억 원 들여 198㎡ 유치원 신축, 원생은 고작 4명에 교사는 2명 

하동읍과는 불과 차량으로 15~20분 거리… 하동읍에 합치는 것이 옳아 


인구가 준다며 하동읍 고교통합을

주창했던 것과 이중적 태도 비난 일어 

이럴 경우, 예산이 들더라도 전문기관 의뢰해

정확한 예측 자료를 잡아야


■ 하동군이 악양면에 새로운 어린이집을 개원했다. 8억 원의 예산을 들여 구 축지초등학교 건물을 증축해 198㎡의 건물을 지어 보탰다. 원생은 전부 4명이다. 

지난 13일 군수와 군의회 의장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원식을 가졌다. 그런데 이 어린이집을 두고 논란이 일고있다. 원생이 3명인데 굳이 거액을 투자해 새로 어린이집을 지을 필요가 있었냐는 것이다. 

원생 3~4명에 교사가 2명이다. 원장은 하동읍 어린이집 원장이 겸직한다지만 어린이를 태워 나르는 차량과 비용까지 합치면 적어도 한 해에 1억 원 이상의 운영비가 더 들어가게 된다. 

본지 기자가 악양에 어린이집을 짓기 위해 ‘미래 어린이 자원 조사 한 자료’를 요청했더니, 현재 10명이 취원 대상(입학자원)이라고 밝 

혔다. 그런데 왜 4명밖에 입학하지 않았느냐고 질문하자, 앞으로 취원을 독려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서 좀 더 논의를 하자면, 전체 입학 가능 자원이 10명이며, 곧 10명 모두가 입학한다고 하더라도 과연 이런 상황을 전제로 해서 

8억 원이라는 건축비와 연간 1억원 이상 소요될 어린이집을 지어서 운영할 필요가 있을까? 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악양에서 하동읍까지는 차량으로 불과 15~20분거리다. 그렇다면 통원용 차량을 운영해서라도 악양의 어린이들을 하동읍 어린이 집으로 등원시키면 충분할 일이다. 

교통거리가 멀어서 어린이들이 지나치게 피곤을 느끼거나사 고 등 안전에 우려가 큰 것으로 판단 되지도 않는다. 


■ 이 사업은 하승철 군수의 민선 8기 핵심 시책이다. 다시 말해 군수 공약이나 마찬가지다. 그런 만큼 ‘으뜸 아이를 키우기 좋은 환경 조성’이 목적이라고 하동군은 보도자료를 통해 설명한다. 

악양 어린이집 내에 보육실은 물론 조리실과 유희실, 실외 놀이터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는 한편 주변에 악양문화센터와 마을공방 두니가 인접해 있어 친환경 ‧동체적 보육환경을 보장한다고 하동군은 설명한다. 

하동군은 “낳기만 하면 키워주는 하동에 걸맞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므로 유의미한 성과를 얻고 있다”고 강조한다. 

악양 어린이집은 언제든지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7 to 23’ 시간제 보육서비스를 시행해 부모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지난 5월 개원한 ‘하동읍 모당모당 하동 어린이정원’과 함께 사계절 내내 꽃과 녹음이 있는 환경과 다양한 놀이시설이 갖춰짐으로 어린이들이 마음대로 뛰어놀 수 있는 야외공간으로 인기가 뜨겁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올해 말 옥종면에 국공립 어린이집을 추가로 개원할 예정이라며, 공공보육 강화, 육아부담 완화, 보육서비스 질적 향상에 크게 이바지 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 밝혔다.


■ 악양어린이집개원을 포함해 올해 말쯤 개원 예정인 옥종 어린이집 등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 가는 것은 얼핏 보기 

에는 칭찬할 일이다. 하지만 인구가 급감하고 특히 새로 출생하는 인구전망이 부정적인데 어린이 자원도 없는 곳에 보육시설만 늘린다는 게 과연 옳은 일인지 반문이 거세다. 

어린이 보육시설이 불필요하다는게 아니라 앞으로 태어날 어린이 수가 이러한 시설을 갖춰야 할 조건에 부합하느냐에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하동군의 설명대로라면 현재 악양면 전체에 10여 명의 취학 대상 어린이가 있으며, 앞으로 새로 태 어날 어린이 수에 대한 유의미한 추계는 잡지도 못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거액을 들여 어린이집을 새로 지을 필요가 있을까에 대해 하동군이 군민들에게 답을해야 한다. 

하동군은 올해 초부터 ‘하동읍 남-여고 통합’ 과제를 역점 추진하면서 추후 입학자원의 급감에 따라 하루속히 남녀고등학교 통합을 통해서 좋은 교육환경과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학생 수가 줄어들어 학급수가 급감하므로 인해 나빠지게 될 교육환경을 그냥 보고 있을 수 없으니 시급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동군의 이런 태도는, 새로 태어날 아이에 대한 미래 예측도 불투명한 데다, 가임기 남녀의 통계도 제대로 확보하지못한 상황에서

‘아이 낳아 잘 키우도록 돕기 위해 어린이집을 새로 지었다’는 가설과 어떻게 균형을 맞출 것이냐는 반문이 제기된다. 

이런 경우 더 합리적인 대답을 내놓지 못할 경우, 하동군은 황당하고 무계획적이라는 지적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어린이집 개원식 때에도 아이들 전용 물놀이장이 운영되므로 기존 의전 위주 형식에서 벗어나 아이들 중심으로 진행했다고 자평했다.

무엇보다 악양 어린이집처럼 국공립 어린이집 개원이 지역사회의 어린이 보육환경을 더욱 향상시키고 아이들에게 행복한 하루를 선사하므로 지역민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효과도 달성했다고 밝혔다. 

하동읍의 고등학생들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적절히 통합해서 규모를 키워야 한다고 해 놓고, 어린이집의 경우 또 다른 설명을 늘어놓는 것은 이중적인 시각이라는 지적에서 벗어날 수 없다. 


■ 중-고등학생 교육과 어린이 보육 특성이 다르다 할지라도, 정확한 입학자원에 대한 통계는 커녕 미래 추계도 없는 상황에서 시설 

을 막 지어대는 것을 군민들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도로와 교통시설이 좋아진 만큼 교육시설 통합을 유도하고, 어린이를 교통 수단을 이용해 이동시켜서 모아서 교육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엄청나게 비효율적 또는 비교육적이라고 판단되는지에 대한 전문기관의 평가가 앞섰어야 한다. 

이번 악양에 이어 연말 쯤에 옥종에도 어린이집을 새로 개원할 예이라고 하니 정확한 통계나 최소한 믿을만한 추계라도 제시해 주기를 군민들은 바라고 있다. 

이러한 자료를 제시하지 못할 경우, 하동군의 재정이야 어찌 될지 언정 땅을 파고 시설을 무조건 짓고 보자는 하승철 군정의 특성이 미래교육의 환경 조성에도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군민에게 설득력을 얻지 못하는 역점 사업은 더 이상 지양하는 게 옳지 않을지 답해야 한다. 이런 경우 예산이 들더라도 전문기관에 의뢰해 정확한 예측 자료를 잡아야 한다고 군민들은 입을 모은다. 

          /김회경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