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벼 농사가 걱정이다 … 추수기 궂은 날씨에 벼알이 썩어간다

벼멸구 등 병해충은 피했지만, 9월 중순 이후 고온다습 날씨로 벼알이 썩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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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벼 농사가 걱정이다  

 … 추수기 궂은 날씨에 벼알이 썩어간다


벼멸구 등 병해충은 피했지만, 9월 중순 이후 고온다습 날씨로 벼알이 썩어가 

본격 추수기 도래했지만 비 내리는 날 많아 수확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어 

‘깨씨무늬병’, ‘도열병’, ‘흰잎마름병’ 급속 확산… 벼 수확량 급감 우려 

하동군 “벼 병충해 면적과 수확량 감소 파악 난항”… “흉작 우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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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이 본격적인 벼 수확철이다. 누렇게 익은 벼 논에 서 벼수확을 하는 콤바인 소리가 울려퍼져야 할 때다. 하 지만 요즘 하동군 벼 논을 쳐다봐도 수확하는 모습들이 제대로 관찰되지 않는다.

 

비오고 흐린 날이 계속 이어지면서 수확시기를 놓치고 있기 때문이다. 비가 오면 콤바인이 벼 논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수확시기가 좀 늦어진다고 당장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올해는 예년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지난 9월 중순 이후 비 오는 날이 많고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서 예년에 볼 수 없었던 ‘깨씨무늬병’과 ‘도열병’, ‘흰잎 마름병’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수확기에 드러나는 이들 병‧해충은 고온다습한 기온에 의해 발생하는 병‧해충으로써 통상 8월 하순 수잉기( 알배기)와 출수기(벼 이삭 피기)에 예찰이 이뤄져서 적 절히 방제 대응을 했어야 했다. 

하지만 올해는 태풍도 없고 지난 7~8월 벼 작황이 비교 적 좋았으므로 농정당국도 별도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 았다. 물론 지난 7월부터 시작한 벼 병‧해충 공식 예찰 도 지난 9월 16일로 끝냈다. 

문제는 공식 예찰 보고가 끝난 이후 상황이 급격하게 변했다. 벼 이삭이 피고, 벼 알이 여무는 9월 이후 고온 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세균성 병해가 급속하게 퍼 져 나갔기 때문이다.  


■ 하동군에는 올해 3,840 헥타의 논에 벼를 심었으며, 예상 수확량은 2만여 톤으로 예상하고 있다. 벼멸구 피해가 극심했던 지난해에 비해 1천여 톤 예상 수확량을 늘려 잡았다. 


추석 직전까지 벼베기 진척은 겨우 87헥타에 불과했다. 추석 연휴와 이후 비오는 날이 이어지면서 벼베기 진척 이 거의 제자리 걸음 상태다. 

하지만 고온 다습한 날씨에 의한 깨씨무늬병 등 병해 충 면적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 다. 하동군도 수확기에 이런 현상이 발생할 줄은 몰랐 다고 말한다. 

본지 기자가 “피해 면적이나 현황 파악이 제대로 되고 있느냐?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하지만 너무 빠르게 피해가 늘어나 사실 정확한 집계가 쉽지 않다 고 답변한다. 

“날씨가 개는 틈을 타서 하루빨리 수확을 서두르는 게 가장 좋은 방책이라고 밝혔다. 추석 이후 벼 베기 진척 이 거의 진행되지 않고 있어 걱정이 커지고 있다. 지금 단계에서는 농약 방제로 대응하는 것도 별반 효과가 없 다”고 설명한다. 

이런 상황을 놓고 농정당국의 대응이 적절했느냐는 지 적이 나오고 있다. 공식 예찰 보고를 마친 뒤 후속 관찰 을 등한시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 이러한 현상은 근래 수년 동안 거의 비슷한 양상으로 되풀이 되고 있다. 지난해에도 태풍이 상륙하지 않았다 는 이유로 벼멸구 대응을 부실하게 하는 바람에 수확기 에 피해를 키웠다. 


올해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 9월 이후 기후 변화에 대응해서 농정당국이 무엇을 했느냐는 지적을 받는 이 유다. 올해 벼농사 초기 작황이 비교적 안정적이어서 하동군은 묘판 방제 1회를 비롯해 지난 7월과 8월 2차 례 등 모두 3차례 공동 또는 일제 방제 지도에 그쳤다. 그 이후 9월 들어서는 사실상 방제에 손을 놓은 것이나 다를 바 없다. 농정당국도 그렇고 농민들도 지난달 이 후 기후가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농정당국은 유심히 관찰했어야 한다. 9월 중순 공식 예찰 보고를 마쳤다고 하더라도 수확기 전까지 병‧해충 발생에 긴장하고 있었어야 하며, 또 적절하게 농민들에게 벼논 관리를 독려했어야 한다. 

따라서 올해 벼 작황은 자연재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수확기 병‧해충 관리를 소홀한 탓도 지적되는 만큼 인 재라는 지적에서 벗어날 수 없는 지경이다. 누구의 잘 못을 탓하기 이전에 기상이변에 대응하는 전향적인 태 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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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올해 벼수확이 마쳐지지는 않았지만 수확기 병 해충 피해가 심각한 만큼  수확량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재해보상을 요청해야 할 상황도 발생 할 수 있다.

 

올해 벼 작황이 거의 흉작 수준으로 예측되고 있어서 지난 여름 무더위를 견뎌낸 농민들에게 절망감을 안겨 주고 있다. 

강 건너 인근 광양을 비롯해 전라도 지역에는 올해 벼 농사를 재해라고 판단하고, 벌써 재해 발생 실지 조사 를 요청했다는 뉴스가 보도됐다. 기왕에 재해가 발생했 다면 절차를 몰라서 보상 기회를 놓치는 사례가 발생 하지 않도록 행정이 나서서 현황조사와 절차 안내 등에 주의를 기울어야 한다. 

무엇보다 하동지역 벼 피해 상황을 먼저 파악한 뒤 재 해공제에 대응하는 것이 소외당하는 농가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해마다 수확기 전후해서 되풀이 되는 이상 기후 에 대응하기 위한 벼농사 영농지도 매뉴얼을 마련해서 실행해야 하리라고 생각한다. 언제까지 자연재해라고 그 원인을 돌려야 할지 농민들은 답답해 한다. 

무엇보다 기후 변화로 해마다 예상치 못한 재난이 되 풀이될 경우, 주곡인 쌀값이 크게 오르거나 변동할 소 지를 안고 있다. 이는 전반적인 경제 혼란기와 겹쳐 국 민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거나 근본적인 위협 요인으 로 작용할 수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 개인당 쌀 소비량이 점차 줄어들고 있 으며, 비축제도가 잘 마련돼 있어서 당장 큰 혼란은 막 을 수 있다. 하지만 기후형태 변화에 대응한 장기적인 주곡 생산 안정화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   

/김회경 편집국장